한참을 그대로 세워둔 자전거를 드디어 닦고 조이고 해서
새옷으로 갈아입혔다
빨간색 프레임에 포크는 크로몰리 자체의 은빛칼라
많이 녹슬고 체인은 늘어나고 안장은 해지고 타이어는 바람이 다 빠진
낡은 자전거를 이렇게 손보기는 처음이다
물론 자전거전문 샵에서 했지만 말이다
멋지다
브룩스 가죽안장으로 바꾸고 브라운 칼라의 손잡이 테잎을 두르고
검정 타이어까지 정말 블링 블링해졌다
아주 오래된 자전거다
내 나이만큼이나 연식이 쌓인 로드바이크다
한번씩 타고 홍대를 이리저리 다닌다
옛날 기어방식이라 오르막길에서는 조금 더디지만
상관없다
아직 생생한 허벅지가 잘 버텨주고 있다
시간이 더 지나도 빛을 발하는 것
낡고 약해지지만 사랑스러운 것
어떤 의미에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보다 더 편하고
위로가 될수도 있다
보는것만으로도 좋은 자전거가 말이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