팔월
잘 익은 알알이 포도를 따먹던 어린시절 고향집이 생각난다
사실 미처 익지도 못하고 붉게 물들어 오면 어느새 입 속으로
들어가 버리고 다른 형제가 따먹을까봐 놀다오면 포도나무로
뛰어갔던 시절이 떠오른다
아버지께서는 매년 거름을 단단히 하셨었다
담벼락 넘어 타지 아이들도 몰래 따먹곤 했었던 한 그루 포도나무
그래서일까?
지금도 포도를 제일 좋아한다
껍질까지 꼭꼭 씹어 먹는 포도는 소년이었던 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하고
그 추억은 포도처럼 그대로 달콤하다
그렇게 팔월을 태양빛 아래에서 새카맣게 익어갔다
팔월
처서가 지나자 새벽이면 어느새 찬바람에 이불을 찾는다
뛰는 아이들은 시간가는지 몰랐겠지만 말이다